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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신학/구약 성경

창세기 4장 주해

by 보통목사 2022.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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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4:1-15

하나님 없이 사는 <죄>

하나님 으로 사는 <표>

 

 

1. 본문의 주요 어휘

 

1절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하니라 : 히브리어로 보면 내가 여호와와 함께 사람(남자)을 낳았다로 번역할 수 있다. 가인의 첫 출생부터 의미심장한 표현이다. 아이를 낳은 것이 아니라 사람(남자)를 낳았다고 표현한다.

2절 아벨 : 히브리어로 아벨(헤벨)은 호흡, 허무를 의미한다. 종종 나그네 같은 인생을 표현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또한 이 이름은 시리아어로 ‘목동’이라는 직업을 칭하기도 한다.

7절 선을 행치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리느니라 : 성경에 <죄>라는 단어와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부분이다. 본문에 사용된 “엎드리니느라”(로베츠)의 동사 형태는 마귀들을 지시하는 “라비슈”와 같다. 여기서 죄는 가인의 문 앞에 맹수처럼 구부리고 앉아있던 마귀처럼 인격화 되어 있다.

13절 내 죄벌 : 본문에 사용된 히브리어 “아본”은 성서에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죄와 벌을 동시에 의미한다. 형벌은 죄로 인한 것이다.

14절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 :14절은 13절의 부연이다. 인간에 대한 범죄는 동시에 하나님께 대한 죄이다. 인간이 하나님께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가인은 죄로 인하여 하나님의 섭리적 보살핌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될 것을 두려워한다.. 가인의 탄식은 하나님께 향한다.

15절 표 : 이 표현은 악행을 나타내는 낙인이 아니고, 그것을 가진 사람은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기호이다. 히브리어 “표”(오트)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집의 문설주마다 바른 양의 피와 같은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하나님의 약속은 어김이 없다는 것을 증거 하는 기능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표가 하나님의 약속과 보호의 상징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것은 결코 가인이 살인자라는 것을 알리는 표시가 아니였다.

 

2. 본문의 맥락

 

1) 창세기 안에서 _ 낙원 이야기와 홍수 이야기를 잇는 가교

본문은 창세기 5장과 함께 낙원 이야기(창 2:4-3:24)와 홍수 이야기(창 6-9)를(창6-9) 잇는다. 실낙원 이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보도하고, 그것이 홍수 이야기로 나아가는 방향을 잡게 한다. 본문은 창세기의 낙원 이야기를 연결하면서 에덴 밖에서 쫓겨나가 사는 인생의 모습의 고통을 그리고 있고, 그 고통과 더불어 이어지는 인간의 악함이 최후로서 홍수 사건으로 연결되어 간다. 그리고 그 최후에 새 아담, 노아가 위치하고 있다.

 

2) 창세기 4장 안에서 _ 아담의 후손들

본문은 족보로 시작해서 족보로 마감하고 있다. 처음과 나중이 족보 형식의 어구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16-24절은 말할 것도 없이 가인과 그의 계보를 이루고 있고, 우리가 오늘 보는 1-15절 역시도 족보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체로 확대된 족보가 본문에서 만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인의 계보로 봐야하는가? 아니다. 아담의 계보로 보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4:25-26은 가인의 계보가 아닌, 아담의 계보, 곧 셋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4장을 볼 때 두 단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단락은 아담과 가인의 계열로, 1-24절이고, 두 번째 단락은 아담과 셋의 계열로 25-26절이다. 족보의 형식을 빌어 4장은 낙원 이야기와 홍수 이야기를 결합시키고 있고, 이를 통해 또한 가인과 아벨 이야기 같은 작은 전승 단락들을 구조화시키는 문학적 장치를 제공한다.

 

2. Units 나누기 (부록 별첨)

 

1. 3절“세월이 지난 후”로의 구분

4:1-2은 가인과 아벨의 출생과 직업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본문이라면, 3절부터는 “세월이 지난 후”라는 말과 함께 앞에서 소개한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특정한 <사건>을 소개하기 시작한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본문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Ⅰ.4:1-2 가인과 아벨의 소개

Ⅱ.4:3-15 가인과 아벨의 사건

 

2.설화체와 대화체 구분

4:1-5는 이야기를 서술하는 설화체로 구성되어 있고, 4:6-15a는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고, 다시 4:15b는 설화체로 구성되어 있다. 설화체와 대화체를 중심으로 Ⅱ.단락을 세분화해보면 다음과 같다.

 

Ⅱ.4:3-15 가인과 아벨의 사건

A.4:3-5 가인과 아벨의 제사 (설화)

B.4:6-15a 가인과 하나님의 대화 (대화)

C.4:15b 사건의 결론 (설화)

 

그러나 대화체로 구성된 4:6-15a 중 8절 만큼은 설화체로 구성되어 있음을 눈여겨볼 수 있게 되며, 대화체안에서 이 구절만큼은 구별됨을 볼 수 있다. 따라서 8절을 기준으로 가인과 아벨의 사건을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Ⅱ.4:3-15 가인과 아벨의 사건

A.4:3-5 가인과 아벨의 제사 (설화)

B.4:6-7 하나님의 경고와 명령 (대화)

X.4:8 가인이 아벨을 죽이다. (설화)

B'.4:9-15a 하나님의 진노와 벌 (대화)

A'.4:15b 사건의 결론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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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position

Ⅰ. 사건의 배경 : 가인과 아벨의 소개 4:1-2
  A. 가인과 아벨의 출생 27:1-2a
  A'. 아벨과 가인의 직업 소개 27:2b
     
Ⅱ. 사건의 발생 : 가인이 아벨을 죽이다. 4:3-15
  A. 가인과 아벨의 제사 4:3-5
  B. 하나님의 경고와 명령 4:6-7
  X. 가인이 아벨을 죽이다. 4:8
  B'. 하나님의 진노와 벌 4:9-15a
  A'. 사건의 결론 4:15b

 

4. Performing

1) 가인과 아벨, 아벨과 가인

Ⅰ단락은 사건의 배경을 다루고 있다. 먼저 가인과 그의 동생 아벨이 아담과 하와의 자녀임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히브리어 원문으로 보면 가인을 소개함에 있어서 여호와와 함께 사람을 낳았다, 혹은 남자를 낳았다라고 번역이 가능하게 되는데, 꼭 신화적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태어날 때부터 성인 남자를 낳았다고 하는 표현에는 가인을 남들과 다르게 공포스러운 존재로 등장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아벨은 허무한 자로 소개되고 있다. 그런 후에 의도적으로 순서를 바꿔 아벨은 양치는 자, 가인은 농사하는 자로 직업을 소개한다. 이는 가인과 아벨의 대립을 암시적으로 표현한다고 볼 수 있겠다.

 

2) 분기점 X : 가인이 아벨을 죽이다.

(1) 본문이 고발하는 핵심 사건 : 본문의 객관적인 이정표를 따라 설화체와 대화체로 나눴을때 본문이 전하고자 하는 사건의 중심에는 가인이 아벨을 쳐 죽였다는 구절이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가운데에 위치시켰을까? 본 사건이 고발하고자 하는 사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본문은 가인이 아벨을 죽였음을 고발하는 것이 기록 목적이자 주된 의도였음을 알 수 있다.

(2) 가인이 태도변화 :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분기점 X를 기준으로 앞과 뒤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구분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가인의 태도 변화이다. 분기점 앞부분에서 본문이 전해주는 가인의 모습은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하는 모습,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모습이라면, 분기점 후에는 9절에서 하나님의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하고(아직까지는 건방진 태도), 13절에는 내 죄벌이 지기가 너무 무겁다고 하소연하는 가인의 누그러든 모습을 볼 수 있다. 구조상으로 보아도 X축을 기준으로 5절(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하니)과 13절(내 죄가 너무 무거우니이다)가 대칭된다. 또한 히브리어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개역개정판 번역에서는 9절에서 가인이 하나님께 <이르고> 13절에서는 <아뢰고><아뢰고> 있다고 전한다. 가인이 분명히 하나님을 대하는 태도가 변해감을 알 수 있는 것이다.

(3) 이야기의 주도권 : 사건의 이야기가 전달되는 동안 X축 이전에는 하나님의 등장이 <소극적> 임을. 사실 Ⅰ단락부터 하나님의 행동이나 말이 주도적으로 직접 드러나기보다는 사람들의 소개와 행동이 주도권을 잡고 있음을 볼 수 있다. 6-7에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시지만, 8절을 보면 가인이 전혀 그 말씀을 귀담아듣지 않고 흘려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X축 이전까지는 이야기의 주도권이 가인에게 있다. 그러나 X축 이후로 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의 주도권을 하나님이 잡는다. 하나님의 말씀과 행동은 <적극적>이 되며, 위에서 언급했듯이 가인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이제 하나님의 말씀에 가인이 꼼짝 못하는 태도를 취한다.

 

3) 하나님과 가인의 대화 :말씀과 불순종의 연속

본문은 크게 설화체와 대화체로 구성 되 있는데, 대화체가 상당량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대화는 가인과 하나님과의 대화이다. 가인이 아벨을 죽였다라고 하는 큰 사건을 고발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하나님과 가인의 대화가 본문의 뼈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과 가인의 대화는 말씀과 불순종의 연속이다. 첫째, 6-7에서 하나님이 경고와 명령하시지만 8절에서 가인은 무시하고 살해한다. 둘째, 가인에게 어딨냐고 물으실 때 가인은 신성모 독식의 답변을 한다. 셋째, 10-12에서 하나님이 저주와 벌을 선포하시자 13-15까지 살려달라고 겁에 질려 있는 불행한 가인의 모습이 소개된다. 이는 말씀과 불순종, 말씀과 두려움으로 구성됨을 볼 수 있다. 이는 창세기 1장에서 말씀으로 창조하시고, 말씀하시니 그대로 되니라의 조화로운 창조질서와 거리가 먼 형태임을 고발하고 있다.

 

4) 가인과 아벨의 제사 : 하나님을 통제하려는 가인

본문이 전하는 사건의 발단이자 출발은 가인과 아벨의 제사로부터이다.. 하나님은 둘의 제사 중에 아벨의 제사만 받으시고, 가인과 그의 제사는 받지 않으셨다. 왜 그런지는 본문이 침묵한다. 다만 그 후에 가인의 반응을 전한다. 몹시 분하여 안색이 변했다고 하며, 여호와께서 왜 안색이 변하는지 물으신다. 그리곤 죄가 너를 원하며, 그 죄를 다스리라고 말씀하신다. 제사를 받으시는 여부, 제사에 축복하시는 여부는 하나님께만 있는 것인데, 가인은 그것을 통제하려고 한다. 이런 가인에게 하나님은 죄가 문에 엎드려있다고 말씀하신다.

 

5) 창세기 3장과 4장 비교

 

  3장 4장
하나님의 경고 3.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7.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불순종 6.여자가.... 그 열매를 따먹고 자기와 함께있는 남편에게도 주매 그도 먹은지라 8.가인이 그의 아우 아벨에게 말하고 그들이 들에 있을 때에 가인이 그의 아우 아벨을 쳐죽이니라
물으시는 하나님 9.네가 어디있느냐
13.네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
9.네 아우 아벨이 어디있느냐
10.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하나님의 저주 14-19 뱀과 하와와 아담에게 저주 11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너는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
하나님의 보호 21.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 15. 가인에게 표를 주사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죽임을 면하게 하시리니라

 

5. Message

창세기 4:1-15은 본문 구조 분석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가인이 그의 아우 아벨을 죽인 <살인사건>을 고발하는 사건 중심 이야기이다. 이 사건을 하나님의 말씀과 대화가 둘러싸고 있으며, 사건을 설명해주는 사건의 배경과 사건의 결론이 큰 틀로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살인사건을 기준으로 하나님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던 가인의 죄된 모습과, 하나님께 혼나고 저주를 받아 의기소침해진 가인의 연약한 모습을 대비시키고 있으며 마지막은 그런 가인도 다시 보호해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으로 사건이 일단락된다. 이런 구성을 통해서 본문은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가?

본문에 나온 핵심적이고 상징적인 단어로 표현하자면 <죄>와 <표>로 함축시킬 수 있겠다. 하나님 주권도 무시하고, 하나님의 말씀도 무시하는 하나님 없이 사는 가인의 모습을 본문은 <죄>라고 표현하며, 이는 반드시 <벌>을 불러온다는 것을 전해준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에 귀기울이고, 하나님을 인정하는 순간, 하나님은 다시 기회를 주시고 보호해 주신다는 것을 <표>라는 단어를 통해 전해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본문은 결코 가인과 아벨의 제사 문제를 핵심 메시지로 다루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본문은 왜 가인의 제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며, 아벨 또한 비중 있는 인물로 다뤄지지 않는다. 다만, 가인과 하나님과의 대화에 더 많은 비중과 관심을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본문은 가인과 하나님의 이야기로 봐야 한다. 앞뒤 문맥상으로 본문의 위치를 볼 때 에덴에서 추방당한 아담의 첫 후손이자, 후대 문명 도시인들의 조상인 가인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본문은 그의 첫 등장부터 공포의 존재로 묘사하며, 그가 한 행동을 <죄>라는 단어로 처음으로 규정하며, 그 죄를 다스리지 못해 급기야 살인까지 저질러 하나님께 저주와 <벌>을 받는 자로 소개한다. 가인으로 대표되는 인류는 반복된 패턴 속에서 하나님 없이 사는 죄를 범하고 그 죄의 대가로 스스로 지기 무거운 벌 속에서 산다고 하는 것이다. 반복된 패턴이라는 것은 위에서 밝혔듯이 대표적으로 창세기 3장의 아담과 하와의 모습과 똑같은 구조와 패턴을 지녔고 이후에도 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됨에서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죄와 벌이라고 하는 어두운 고발 끝에 본문이 희미하나마 전해주고 있는 한 단어는 <표>이다. 비극으로 치닫는 사건의 전개 끝에 하나님은 다시 한번 가인에게 보호해주실 것을 약속해주신다. 죽임을 면하게 해주실 상징으로 <표>를 주는 것이다. 이것을 의미적으로 확장하면 하나님의 은혜이다. 하나님은 살인자 가인에게 벌을 주지만, 끝내 죽임을 면하게 해주고 보호해주신다. 자격 없는 자에게 조건 없이 베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다. 하나님으로 인해 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추방하면서도 가죽옷을 지어 입혀주신 하나님의 모습과 같은 맥락이다.

결론적으로 창세기 4:1-15은 우리에게 인간은 하나님 없이 사는 ,<죄>를 범해 불안과 공포의 벌을 지니고 살아가지만, 하나님은 다시 한번 살 수 있는 <표>를 주셔서, 하나님으로 인해 살도록 이끄신다는 <죄>와 <은혜>를 모두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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