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분 성경의 보통목사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죽음보다 무서운 병'에 걸렸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믿으시겠습니까? 좀처럼 믿기 어려운 말이죠. 죽음이라는 두 글자는 그 어떤 말보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말이죠. 세상에 아무리 무섭고 희귀한 질병이 있다고 해도, 죽음보다 무서울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다니엘서 5장에 바로 “죽음보다 무서운 병”에 걸린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의 이름은 바벨론의 벨사살 왕입니다.
다니엘서 5장 1절입니다.
1.벨사살 왕이 그의 귀족 천 명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베풀고 그 천 명 앞에서 술을 마시니라
첫 등장부터가 예사롭지 않죠. 귀족 천 명을 위한 잔치이니 그 규모나 화려함이 어마어마했을 겁니다. 이렇게만 보면, 바벨론이 굉장히 부강한 때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천하를 호령하던 느부갓네살 왕 때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10년 동안 이루어진 3번의 왕권 교체가 보여주듯이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패망의 길을 걷고 있을 때였습니다.
느브갓네살 (B.C.605- 562) -> 에윌므로닥 (B.C.562- 560) -> 네르갈 사레셀 (B.C.560- 556) -> 라바시 마르둑 (B.C.556) -> 나보니두스-아들 들 벨사살의 섭정 (B.C.556-539)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나라를 다스려야 할 왕과 귀족들이 한데 모여 술잔치를 벌이고 있는 겁니다. 술에 한껏 취한 벨사살 왕은 오래전 예루살렘 성전에서 빼앗아 온 금 그릇을 가져오라고 명했고(2절),
2.벨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 명하여 그의 부친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하여 온 금, 은 그릇을 가져오라고 명하였으니 이는 왕과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이 다 그것으로 마시려 함이었더라
하나님의 성전에서 사용하던 그릇을 술을 따르는 잔으로 사용하는 참혹한 일을 벌입니다.(3절)
3.이에 예루살렘 하나님의 전 성소 중에서 탈취하여 온 금 그릇을 가져오매 왕이 그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과 더불어 그것으로 마시더라
하나님의 성전에서 사용되던 거룩한 그릇이 쾌락과 탐욕의 잔치에서 술을 따르는 잔으로 쓰이는 바로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5절입니다.
5. 그 때에 사람의 손가락들이 나타나서 왕궁 촛대 맞은편 석회벽에 글자를 쓰는데 왕이 그 글자 쓰는 손가락을 본지라
철통 같은 경호를 뚫고 어디에선가 사람의 손가락들이 나타나 석회 벽에 글씨를 새기기 시작한 겁니다. 술주정 소리로 가득했던 왕궁은 순간 정적이 흘렀겠죠. 벨사살 왕은 다리를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겁에 질렸고(6절)
6.이에 왕의 즐기던 얼굴 빛이 변하고 그 생각이 번민하여 넓적다리 마디가 녹는 듯하고 그의 무릎이 서로 부딪친지라
지혜자를 다 불러 벽에 적힌 글씨를 해석해보려 했지만 실패합니다.(8절)
8.그 때에 왕의 지혜자가 다 들어왔으나 능히 그 글자를 읽지 못하며 그 해석을 왕께 알려 주지 못하는지라
그때 다니엘이 등장합니다. 다니엘은 단번에 글자를 해석하는데요. 25절입니다.
25. 기록된 글자는 이것이니 곧 메네 메네 데겔 우바르신이라
그리고 이어서 친절하게 해석까지 해줍니다. 26절부터 28절까지를 새번역 성경으로 읽어드리겠습니다.
26.그 글자를 해석하면, 이러합니다. '메네'는 하나님이 이미 임금님의 나라의 시대를 계산하셔서, 그것이 끝나게 하셨다는 것이고, 27.'데겔'은, 임금님이 저울에 달리셨는데, 무게가 부족함이 드러났다는 것이고, 28.'바르신'은 임금님의 왕국이 둘로 나뉘어서 메대와 페르시아 사람에게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벨사살 왕에게는 사형선고와도 같은 말이었죠. 하나님께서 이미 당신의 나라의 시대를 계산하셨고, 그 계산에 미치지 못하여 끝나게 하셨다. 자,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정체모를 손가락들이 왕궁으로 들어와 석회 벽에 글을 새겼고,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겁에 질려 다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했던 벨사살입니다.
이제 다니엘로부터 그 글씨의 의미까지 들었습니다.
이제 너의 나라는 끝이 났다. 바벨론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다.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게 된 벨사살이 취해야 할 가장 첫 번째 행동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다니엘을 붙잡고 조금이라도 더 살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이 나라를 빼앗기지 않을 방법이 없냐고 간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벨사상 왕은 전혀 뜻밖의 행동을 합니다.
29. 이에 벨사살이 명하여 그들이 다니엘에게 자주색 옷을 입히게 하며 금 사슬을 그의 목에 걸어 주고 그를 위하여 조서를 내려 나라의 셋째 통치자로 삼으니라
언뜻 보기엔 벨사살의 이런 행동이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벨사살은 바로 직전 28절에서 사형 선고와도 같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끝이 날 것이다'가 아니라, '이미 끝이 났다'는 하나님의 선고를 받은 뒤였습니다. 그런데도 벨사살은 다니엘에게 간청하여 하나님의 뜻을 묻기보다는, 도리어 다니엘에게 상을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벨사살의 행동을 <자고自高한 자의 어리석음>이라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自 :스스로 자'에 '高 : 높을 고' 즉 끝까지 자신을 높이 생각하여, 다니엘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는 낮춤 없이, 다니엘에게 상을 내리는 왕으로서의 위엄만을 지키려 했다는 겁니다. 이런 그의 '자고'와 '교만"은 바로 다음절에 나라의 멸망과 죽음을 불러오게 했습니다.
30.그 날 밤에 갈대아 왕 벨사살이 죽임을 당하였고 31.메대 사람 다리오가 나라를 얻었는데 그 때에 다리오는 육십이 세였더라
여러분 '죽음보다 무서운 병'은 바로 하나님 앞에서도 낮출 줄 모르는 '자고함', '교만함'입니다.
다니엘로부터 곧 죽을 것이라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들었지만, 벨사살은 그의 몸도 마음도 낮추려 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꼿꼿하게 왕으로서의 위엄을 지키며 다니엘에게 상을 내리고 셋째 통치자의 자리를 하사했습니다. 나라의 멸망과 자신의 죽음이 바로 코앞에 닥쳐 있는데도, 왕으로서의 체면과 위엄을 버리지 못한 겁니다. 결국 그 교만이, 하나님 앞에서도 낮추려 하지 않는 그의 자고한 태도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이런 벨사살의 어리석음은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선고받은 연약한 인간임을 잊어버리고, 하나님 앞에서도 몸과 마음을 낮추지 않는 자고함과 교만함이 우리에게도 있기 때문이죠. 어린 시절, 자기 마음대로 살다가 오랜 세월을 돌고 돌아 하나님을 믿게 된 유명인들의 간증을 들으며 했던 생각이 있습니다.
나도 마음대로 좀 살다가 죽기 직전에 회개하고 천국에 들어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이 땅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죽기 직전에 구원받는 삶이 너무도 편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통해서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교만은 죽음보다 무서운 병이라는 걸 말입니다. 내가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 내 마음대로 인생을 살게 되면, 죽음 앞에서도 그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릅니다. 죽기 직전까지도 다니엘에게 왕으로서의 위엄을 지키려 했던 벨사살 왕처럼 말입니다.
혹시 우리의 몸과 마음이 주님 앞에서도 너무 높아져 있지는 않나요?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 사건들을 통해, 우리 인생을 향해 들려주시는 경고의 말씀들을 너무 쉽게 흘려보내고 계시진 않나요? 어쩌면 우리는 '죽음보다 무서운 병'에 걸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이사야서 2장 17절부터 22절의 말씀을 읽어드리는 것으로 오늘의 영상을 마치겠습니다.
17.그 날에 자고한 자는 굴복되며 교만한 자는 낮아지고 여호와께서 홀로 높임을 받으실 것이요 18.우상들은 온전히 없어질 것이며 19.사람들이 암혈과 토굴로 들어가서 여호와께서 땅을 진동시키려고 일어나실 때에 그의 위엄과 그 광대하심의 영광을 피할 것이라 20.사람이 자기를 위하여 경배하려고 만들었던 은 우상과 금 우상을 그 날에 두더지와 박쥐에게 던지고 21.암혈과 험악한 바위 틈에 들어가서 여호와께서 땅을 진동시키려고 일어나실 때에 그의 위엄과 그 광대하심의 영광을 피하리라 22.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 가치가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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