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κατα λουκαν)
1. 저 자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가 동일한 인물이며, 그래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언어, 문체, 신악 사상 등에 있어 비슷하다는 점은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누가복음이나 사도행전 어느 곳에서도 저자가 누구인지를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밝혀주는 구절은 없다. 그렇지만 누가복음의 저자가 바울의 동역자요 의사였던 누가라는 사실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점에서 뒷받침되고 있다. 첫째로, 고대 전승들과 증언들이 모두 누가복음의 저자를 바울의 동역자였던 누가라고 일컫고 있다. 최초의 고대 전승이라 할 수 있는 무라토리 경전에 의하면 “세 번째 복음서인 누가복음은 그리스도의 승천 이후 바울의 동역자였던 누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그리고 자신의 이해에 따라 기록했다. 물론 그가 주님을 육신으로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요한의 이야기로부터 자기가 입수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라고 한다. 둘째로, 사도행전에 보면 소위 “우리 항목”이라고 알려진 본문들이 있는데(16:10-17, 20:6-21:18, 28:1-16) 여기서 저자는 3인칭 단수가 아니라 1인칭 복수로 말하고 있다. 이것으로 보아 저자가 이런 사건들(곧 바울의 전도 여행들)에 참여하여 동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바울의 전도 여행에 동행했던 사람들을 골라보면, 그중에서 누가가 가장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남게 된다. 디모데, 소바더, 아리스다고, 세군도, 가이오, 두기고, 드로비모 등은 사도행전 20:4의 말에 따라 저자가 아님을 알 수 있고 실라는 “우리 항목”에 개입된 여지가 없고 디도는 내적인 증거도 외적인 증거도 없다. 마지막으로 남는 건 오직 누가뿐이란 결론이 나온다. 셋째로, 일부 이의가 있기는 했으나 누가 문서에 의학적인 용어가 많이 나오고 있는 사실이 저자가 의사임을 암시하고 또 이것이 바로 의사 누가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가령 다른 복음서의 평범한 병명에 비해(마 8:14, 막 1:30) 누가는 “중한 열병”(눅 4:38)이란 표현을 쓰고 있고, 다른 복음서가 단순히 문둥병임을 말하고 있는데 반해서 (막 1:40, 마 8:2) 누가는 “온몸에 문둥병 들린 사람”(5:12)이라고 상세한 진단을 내리고 있으며, “발과 발목이 힘을 얻고”(행 3:7)라고 분명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의학적 용어 및 병자와 의사에 대한 관심으로 보아 누가복음의 저자는 의사일 것으로 보이며 바울이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는 “사랑하는 의사” 누가를 의미할 것이다.(골 4:14, 몬 24, 딤후 4:9-12) 그리고 이 누가는 다른 복음 기자와는 달리 이방인 기독교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점은 그가 팔레스틴의 지리를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사실과 그가 “아멘”이란 말 이외에는 유대적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사실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그리고 또한 그가 이방인 독자들을 위해 복음서를 기록했다는 사실도 그가 이방인 기독교인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는 마태복음 5:17, 20, 5:21-48, 6:1-8, 16:18, 마가복음 7:1-23, 7:24 이하 등을 생략해버린 사실들을 통해 거의 분명해지고 있다.
2. 시 기
누가복음의 기록 연대를 사도행전의 기록 연대와 연관시켜 주후 60년경에 기록되었다고 보는 초기설이 주장되기도 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사도행전은 바울이 로마의 옥에 갇히는 것으로 끝나고 있는데 만일 누가가 그의 처형과 순교의 사실을 알았더라면 사도행전을 거기서 끝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사도행전은 바울이 로마 옥에 갇혀 있는 동안에 그리고 그가 순교당한 때로, 알려진 주후 64년 이전에 기록되었으며, 그 경우 누가복음은 사도행전보다 먼저 기록된 책이기에 그 이전, 곧 적어도 주후 60년 경이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 연대는 누가복음 1:1-4와 일치되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60년 경이라면 아직 “많은”복음서 문서들이 존재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가 누가복음은 70년경에 있었던 예루살렘 멸망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한 예언(눅 13:34-35)은 실제의 사건으로부터 형성된 말씀이며 누가복음 21:20, 24도 실제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반영이다. 누가복음 19:43-44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데다가 누가복음이 마가복음을 자료로 이용했다고 보는 것이 많은 학자들의 생각이다.(2 자료설, 4 자료설) 마가복음이 70년경의 작품이라면 누가복음은 분명히 그 이후의 기록이다. 따라서 학자들은 대충 누가복음의 기록 연대를 80년경에서 90년경에 이르는 시기라고 추정하고 있다.
3. 기록 장소
기록 장소에 관해서는 가이사랴, 아가야, 데가볼리, 소아시아, 수리아의 안디옥, 그리고 무엇보다도 로마 등이 거론되었지만 이전 것들은 모두 추측에 지나지 않을 뿐 분명한 증거는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누가의 기록 장소가 팔레스틴 밖에라는 점뿐이다.
4. 목 적
누가가 본서를 기록하던 A.D.1세기 후반에는 로마제국이 전성기를 향해 치달리던 때였다. 그들은 황제를 곧 신이며 그 신이 세운 제국은 영원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그 황제와 그가 세운 로마에 충성할 것을 강요하고 있었다. 그러나 로마 제국 내의 많은 사람들은 노예로 팔려 다니고 굶주리고 매 맞았으며 박해를 당하였다. 숱한 철학과 세속 종교의 스승임을 자처하는 자들이 나와서 사람들을 미혹했으나 참 진리와 구원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참 스승은 없었다. 제국은 부강해지는 것 같았으나 그럴수록 도덕과 양심은 짓밟히고 일시적 쾌락에 대한 탐욕만이 온 세상에 난무했다. 많은 사람들이 참 평화와 구원에 대한 아무런 희망 없이 그저 그 순간을 살아가야만 했었다. 한마디로 그 누구도 참다운 인간으로서의 삶은 살지도 못했고 더더욱 참다운 인간의 모습을 추구하며 영원한 구원을 얻을 희망을 가질 수 없었다. 오직 하나님만을 참 신이요 주님만을 참 구주로 알고 참다운 인간성의 회복과 정의와 평화를 가르치는 기독교의 교리가 황제 숭배를 강요하여 약육강식의 논리로 전 세계 만민을 억압하려는 로마 제국의 정치적 이해에 배치되자 로마 제국이 서서히 기독교를 탄압하기 시작하였다는 사실이다. 누가는 바로 이런 배경하에서 또한 구약적 배경이 없는 당시 로마 제국의 여러 이방 민족들에게 우리 주 예수께서 우리의 구주가 되시는 진리를 이론적이고 사변적인 논증으로서가 아니라 그들의 가슴에 가장 쉽게 와닿는 사실 그대로의 역사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보여 주고자 본서를 기록했다. 그리하여 누가는 자연히 그 역시 한 인간으로 오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모든 인간은 인생의 모든 진리의 근본 원인인 죄의 문제를 해결 받게 되며 나아가 이 모순된 세상은 영원한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도래시킨 하늘나라가 완전히 임하는 그날 종말을 맞게 되며 성도는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영복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하게 되었다.
5. 주요 내용
인자 예수의 등장(1:1-4:13) : 예수께서 인자로서 다른 모든 택한 죄인들을 위하여 희생 하사 결국 구원하시는 측면을 강조하는 누가는 예수가 우리와 동일한 인자, 곧 사람의 아들이신 동시에 죄로부터 완전한, 유일한 인자로서 죄 많은 우리 모든 다른 인간을 위하여 구속 희생하실 자격이 있으신 분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본래 제2위 성자이셨던 예수의 성육신 탄생과 유년 시절의 기사에 대해 다른 복음서에 비해 매우 상세하게 다룬다. 즉 인자 예수는 당신의 구속 사역에 힘입어 회개하는 죄인들이 구원받아 창조 당시의 원래 모습으로 회복되어 완전한 인간이 되도록 하기 위한 희생 제물이 되시기 위해 하나님의 섭리에 순종하여 원래 성자이셨으나 사람의 몸을 입고 세상에 오신 그의 동정녀 탄생 기사를 통해 잘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우리와 동일한 인간이긴 하시되 죄가 없으신 완전한 인간이라는 사실은 남달리 지혜롭게, 그리고 사람과 하나님 앞에서 사랑스럽게 자랐다는 유년 시절의 기사와 그의 족보를 통해서도 강조된다. 그 후 인자 예수의 공생애 준비 과정으로서 그의 선구자 세례 요한의 사역과 그에게 세례 받으심 그리고 마귀에게 시험받으신 사실이 기록된다.
인자 예수의 갈릴리 중심 사역(4:14-6:49) : 이 부분은 다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4:14-6:49에서는 성령의 권능에 이끌리어 사역을 개시한 인자 예수의 사역이 가난하고 병든 자들, 그리고 포로 되고 억눌린 자들에게 치유와 만족과 자유와 기쁨의 복음을 주시는 것이었음을 거듭 강조하면서 궁극적으로 그분은 죄 사함의 권세까지 가지신 참 그리스도이심이 증거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해 나가시기 위하여 믿음으로 당신을 따르는 자들을 제자로 삼으시고 그들에게 곧 인자 예수 안에서 새 사람이 된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전적으로 하나님께 헌신하는 삶과 그리스도의 의를 온전히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교훈하신 사실을 증거 한다. 그리고 인자 예수의 교훈의 핵심이 평지 수훈 안에 집약적으로 제시된다.(6:20-49) 한편 7:1-9:50에서는 인자 예수의 갈릴리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사역이 보다 확장되어 병자들을 치유하시며 죽은 자를 살리신 이적과 무리들과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의와 제자 된 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세에 대하여 교훈하신 내용들이 보다 더 많은 무리들에게 보다 더 깊게 확장되어 가고 있음을 기록하고 있다.
인자 예수의 유대 중심 사역(9:51-19:27) : 먼저 9:51-11:54에서는 인자 예수의 공생애 사역이 점차 진행됨에 따라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나라가 점차 확장되고 많은 무리들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반면, 인자 예수에 대한 대적들의 배척도 상대적으로 거세게 고조되어간 사실을 기록한다. 12:1-19:27에서는 인자 예수에 대한 대적들의 배척이 점차 심화되어감에 따라 십자가 수난을 통한 예수의 구속 사역의 최종 성취도 임박하였음을 암시하면서 주께서 자신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 승천 이후 계속해서 당신의 사역을 계승하여 이 땅에서 교회를 중심으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여 갈 제자들에게 하나님께 대한 신앙생활과 이웃과의 관계에서 행해야 할 사랑의 실천에 관해 주신 일련의 교훈들을 집중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인자 예수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 승천(19:28-24:53) : 예수께서 구속 사역의 최종 성취를 위하여 십자가 수난을 받으신 소위 성 고난 주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과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신 이후의 행적 및 그의 승천에 관해 기록하고 있는 부분이다. 누가는 성 고난 주간의 각종 사건과 교훈에 관한 기록들을 통해서 인자 예수께서 우리의 그리스도로서 세우시고자 하는 하늘나라는 그의 유대인 대적자들이 생각했던 것과 같이 정치적이고 현세적인 지상의 나라가 아닌 현재로서는 영적인 나라이며, 훗날 예수의 재림 시에 있을 현 역사의 완전한 종말 뒤에 비로소 영육 간에 온전한 형태로 임할 것을 강조한다. 즉 인간의 타락의 결과 현 우주도 심각히 오염되었는 바 죄로부터 순결한 유일한 인자로 세상에 오사 구속 희생을 하시어 우리를 창조 당시의 인간의 지위로 회복시킨 주님은 우리가 거할 처소도 죄로 오염된 이 땅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새 하늘과 새 땅에 준비하실 것을 강조한다. 한편 예수의 십자가 수난은 의인으로서 부당하게 당하신 것이지만 예수께서는 오히려 이를 통해서 원수에 대한 사랑과 용서의 본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부활하신 후 제자들에게 나타나사 이미 주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언이 성취되었듯이 천국에 관한 그의 예언도 반드시 성취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시며 그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새로운 용기를 심어 주셨다.
6. 개 요
제1부 : 인자의 등장 / 1:1-4:13
저자 서문 / 1:1-4
그리스도의 탄생 이전 / 1:5-80
그리스도 탄생과 관련 사건 / 2:1-38
그리스도의 유년 시절 / 2:39-52
공생애 이전 사건 / 3:1-4:13
제2부 : 갈릴리 중심 사역 / 4:14-9:50
인자의 사역 시작 / 4:14-30
인자의 권능 / 4:31-5:32
인자의 교훈 / 5:33-6:49
확장되는 인자의 사역 / 7:1-9:50
제3부 : 유대 중심 사역 / 9:51-19:27
가중되는 배척 / 9:51-11:54
배척 둥의 교훈 / 12:1-19:27
제4부 : 인자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 / 19:28-24:53
인자의 고난 주간 / 19:28-23:56
인자의 부활 / 24:1-53
참고도서
노만페린·데니스 C.덜링, 새로운 신약성서개론 상, 박익수 역
에두아르트 로제, 신약성서 배경사, 박창건 옮김
제자원, 그랜드 종합주석
조경철, 신약성서가 한눈에 보인다
유태엽, 복음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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