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4 - [성경과 신학/구약 성경] - <보통 목사의 한 장 묵상> 여호수아 8장 : 여호수아가 창을 내려놓지 않은 이유?
안녕하세요. 10분 성경의 보통 목사입니다. 오늘은 여호수아 9장으로 한 장 묵상을 나누겠습니다. 혹시 성경을 아직 읽지 않으셨다면 먼저 읽고 오세요.
1. 내용 및 배경 설명
여호수아 9장의 내용은 ‘기브온 사람이 여호수아를 속이다’입니다.
1.이 일 후에 요단 서쪽 산지와 평지와 레바논 앞 대해 연안에 있는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가나안 사람과 브리스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모든 왕들이 이 일을 듣고
2.모여서 일심으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에 맞서서 싸우려 하더라
3.기브온 주민들이 여호수아가 여리고와 아이에 행한 일을 듣고
4.꾀를 내어 사신의 모양을 꾸미되 해어진 전대와 해어지고 찢어져서 기운 가죽 포도주 부대를 나귀에 싣고
5.그 발에는 낡아서 기운 신을 신고 낡은 옷을 입고 다 마르고 곰팡이가 난 떡을 준비하고
6.그들이 길갈 진영으로 가서 여호수아에게 이르러 그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르되 우리는 먼 나라에서 왔나이다 이제 우리와 조약을 맺읍시다 하니
7.이스라엘 사람들이 히위 사람에게 이르되 너희가 우리 가운데에 거주하는 듯하니 우리가 어떻게 너희와 조약을 맺을 수 있으랴 하나
8.그들이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우리는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하매 여호수아가 그들에게 묻되 너희는 누구며 어디서 왔느냐 하니
9.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되 종들은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심히 먼 나라에서 왔사오니 이는 우리가 그의 소문과 그가 애굽에서 행하신 모든 일을 들으며
10.또 그가 요단 동쪽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들 곧 헤스본 왕 시혼과 아스다롯에 있는 바산 왕 옥에게 행하신 모든 일을 들었음이니이다
11.그러므로 우리 장로들과 우리 나라의 모든 주민이 우리에게 말하여 이르되 너희는 여행할 양식을 손에 가지고 가서 그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당신들의 종들이니 이제 우리와 조약을 맺읍시다 하라 하였나이다
12.우리의 이 떡은 우리가 당신들에게로 오려고 떠나던 날에 우리들의 집에서 아직도 뜨거운 것을 양식으로 가지고 왔으나 보소서 이제 말랐고 곰팡이가 났으며
13.또 우리가 포도주를 담은 이 가죽 부대도 새 것이었으나 찢어지게 되었으며 우리의 이 옷과 신도 여행이 매우 길었으므로 낡아졌나이다 한지라
14.무리가 그들의 양식을 취하고는 어떻게 할지를 여호와께 묻지 아니하고
15.여호수아가 곧 그들과 화친하여 그들을 살리리라는 조약을 맺고 회중 족장들이 그들에게 맹세하였더라
16.그들과 조약을 맺은 후 사흘이 지나서야 그들이 이웃에서 자기들 중에 거주하는 자들이라 함을 들으니라
17.이스라엘 자손이 행군하여 셋째 날에 그들의 여러 성읍들에 이르렀으니 그들의 성읍들은 기브온과 그비라와 브에롯과 기럇여아림이라
18.그러나 회중 족장들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로 그들에게 맹세했기 때문에 이스라엘 자손이 그들을 치지 못한지라 그러므로 회중이 다 족장들을 원망하니
19.모든 족장이 온 회중에게 이르되 우리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로 그들에게 맹세하였은즉 이제 그들을 건드리지 못하리라
20.우리가 그들에게 맹세한 맹약으로 말미암아 진노가 우리에게 임할까 하노니 이렇게 행하여 그들을 살리리라 하고
21.무리에게 이르되 그들을 살리라 하니 족장들이 그들에게 이른 대로 그들이 온 회중을 위하여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가 되었더라
22.여호수아가 그들을 불러다가 말하여 이르되 너희가 우리 가운데에 거주하면서 어찌하여 심히 먼 곳에서 왔다고 하여 우리를 속였느냐
23.그러므로 너희가 저주를 받나니 너희가 대를 이어 종이 되어 다 내 하나님의 집을 위하여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가 되리라 하니
24.그들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사 이 땅을 다 당신들에게 주고 이 땅의 모든 주민을 당신들 앞에서 멸하라 하신 것이 당신의 종들에게 분명히 들리므로 당신들로 말미암아 우리의 목숨을 잃을까 심히 두려워하여 이같이 하였나이다
25.보소서 이제 우리가 당신의 손에 있으니 당신의 의향에 좋고 옳은 대로 우리에게 행하소서 한지라
26.여호수아가 곧 그대로 그들에게 행하여 그들을 이스라엘 자손의 손에서 건져서 죽이지 못하게 하니라
27.그 날에 여호수아가 그들을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회중을 위하며 여호와의 제단을 위하여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들로 삼았더니 오늘까지 이르니라
여리고 성에 이어 아이 성과 벧엘 성까지 이스라엘에게 점령 당했다는 소문이 가나안 온 땅에 퍼지자(1절), 가나안의 왕들은 이스라엘과 싸우기 위해 힘을 합치기 시작했습니다.(2절) 하지만 가나안에 거주하던 히위 족속의 기브온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처럼 옷이나 양식을 꾸민 후에(3-5절), 여호수아에게 찾아가 조약을 맺자라고 청하는데요.(6절)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니냐고 의심하자(7절), 자신들은 가나안 사람이 아니고 심히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속여 말하죠.(9절) 그리고 그 증거로 오래된 떡과 곰팡이가 생긴 양식, 찢어진 가죽부대와 신발을 보여줍니다.(12-13절) 여호수아는 기브온 사람들에게 속아 그들과 화친 조약을 맺게 됩니다.(15절)
화친 조약을 맺은 지 3일이 지난 뒤에야 이스라엘은 기브온 사람들이 가나안 주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16절) 원래대로라면 가나안 성읍을 공격해야 했지만 기브온 사람들이 있는 성읍은 공격할 수 없게 된 것이죠. 기브온 사람들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수아를 포함한 지도자들을 원망하죠(18절) 여호수아는 기브온 사람들을 불러 왜 거짓으로 자신들을 속였는지 물었고(22절), 그들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하신 ‘가나안 땅의 주민을 멸하라는 명령을 듣고’ 두려움 때문에 속이게 되었다고 대답합니다.(24절) 이에 여호수아가 기브온 사람을 여호와의 제단을 위해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들로 삼았다는 것으로 여호수아 9장의 말씀은 끝이 납니다.(27절)
2. 보통 목사의 한 장 묵상
여호수아서를 통해 연상되는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는 [잔혹함]과 [무자비함]입니다.
이는 신명기 7장의 말씀 때문인데요.
신명기 7장 1절부터 4절까지입니다.
1.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사 네가 가서 차지할 땅으로 들이시고 네 앞에서 여러 민족 헷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히위 족속과 여부스 족속 곧 너보다 많고 힘이 센 일곱 족속을 쫓아내실 때에
2.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넘겨 네게 치게 하시리니 그 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어떤 언약도 하지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
3.또 그들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네 며느리로 삼지 말 것은
4.그가 네 아들을 유혹하여 그가 여호와를 떠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갑자기 너희를 멸하실 것임이니라
가나안의 족속들을 완전히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죠. 이 말씀만 보면, 하나님께서는 정말 피도 눈물도 없으신 분이고, 어떤 예외나 조금의 타협도 용납하지 않는 듯 보이죠. 그래서 종종 여호수아의 말씀은 자신의 과격하고 폭력적인 언사와 행동을 ‘하나님을 위하여’라는 이유로 정당화하는 데 쓰이곤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토록 무섭고 무자비하게 싸우시니, 나도 그렇게 싸운다는 생각이죠. 그런 생각에 제동을 거는 말씀이 바로 오늘 본문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가나안의 히위 족속에 속한 기브온 사람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을 속입니다. 가나안 족속이라고 하면 죽게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자신들을 가나안이 아닌 먼 곳에서 온 사람들로 속인 겁니다. 결국 둘은 하나님 앞에서 화친 조약을 맺게 됩니다. 뒤늦게 기브온 사람이 가나안의 주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이미 맺은 조약 때문에 기브온의 성읍을 공격할 수 없게 되었죠. 이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두려워 떱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을 때 어떤 벌을 받게 되는지는 아간의 일을 통해서 경험했거든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 일에 대해서 어떤 벌도 징계도 내리지 않으시죠. 도리어 기브온 사람을 하나님의 제단을 위해 봉사하는 자로 삼아 주십니다.(27절)
이런 전개가 이해가 안 되는 분도 계실 겁니다. 아니, 어쨌든 기브온 사람들도 가나안의 주민들이니 진멸해야 하는 것 아닌가? 더군다나 거짓말로 속였으니 더더욱 무섭게 심판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죠. 그리고 기브온의 거짓말에 넘어간 여호수아와 이스라엘도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명기 20장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10.네가 어떤 성읍으로 나아가서 치려 할 때에는 그 성읍에 먼저 화평을 선언하라
11.그 성읍이 만일 화평하기로 회답하고 너를 향하여 성문을 열거든 그 모든 주민들에게 네게 조공을 바치고 너를 섬기게 할 것이요 (신명기 20:10-11)
모든 것을 예외 없이 진멸해야 한다는 신명기 7장의 말씀과 더불어, 화평에 화답하여 성문을 열거든 그들을 살려주라는 신명기 20장의 말씀도 있는 것이죠.
여러분, 우리는 종종 내가 원하는 하나님의 모습, 내게 좋은 하나님의 말씀만을 보고 들으려고 합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을 향한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진멸의 하나님, 무자비한 하나님만을 찾을 때가 있죠. 그러나 하나님은 여리고 성 안에서 붉은 줄을 내건 라합을 위해 그는 물론이고 그와 함께 한 모든 자를 구원하시는 분이시며(수 6:17), 두려움 때문에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을 속인 기브온 사람을 하나님의 제단을 위해 봉사하는 자로 삼으시는 분이시기도 합니다.(수 9:27)
그 하나님을 기억하시며, 내가 살려내야 할 라합과 기브온 사람은 누구일지 늘 겸손히 하나님께 기도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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