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προς Εβραιους)
1. 저 자
바울 : 본서 기록자에 대한 가장 역사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주장이었다. 알렉산드리아 교회에 큰 영향을 미쳤던 2세기의 판테누스가 바울 저작설을 주장했고 그의 제자인 클레멘트도 바울이 본서를 히브리어로 기록했으나 이방인의 사도였기 때문에 이름을 밝히지 않았고 후에 누가가 이를 헬라어로 번역했다고 보았다. 바울 저작설이 부인된 이유는 다른 바울 서신서들은 저자의 이름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반면 본서는 저자의 이름을 숨기고 있다. 바울은 구약을 인용할 때 70인 역과 히브리어 성경을 사용했으며 기억력을 통한 인용이 많은 반면 본서에는 70인 역만 사용되었다. 본서에 나오는 단어나 문장 스타일이 바울 서신과 다르다. 본서에 나오는 단어 가운데 바울 서신서에는 발견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직과 관련된 개념들이 본서 기독론의 핵심을 이룬다. 바울 서신에 강조되는 칭의의 교리가 본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등이 있다. 바나바 : 바나바는 헬라 사상이 발달했던 구브로 출신이면서 동시에 구약 성경이나 제사 제도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레위 지파였다. 따라서 바나바는 본서에 쓰인 것과 같은 유창한 헬라어를 구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구약 성경이나 제사 제도에 대해 깊은 이해를 지닐 수 있었다. 바나바가 권위자 즉 ‘위로의 아들’이라 불린 것과(행 4:36) 본서의 저자가 자신이 ‘권면의 말’을 하는 것(히 13:22)으로 묘사한 것은 서로 부합된다. 바나바는 바울과 가까운 동역자로서 바울의 영향을 받았으나 본서의 수신인으로 추정되는 개종한 유대인들에게 이방인의 사도 바울보다 바나바가 더 큰 신임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그를 본서의 저자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 아볼로 : 아볼로는 본문에서 자주 인용된 70인 역이 보편적으로 활용되었던 알렉산드리아 출신이다. 아볼로는 성경 지식과 학문이 풍부하였으므로 히브리서를 쓰기에 적합하다(행 18:24). 고린도 교회에 아볼로파가 형성될 만큼 초대 교회 당시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다(고전 1:12). 바울과 친분을 가졌던 인물로서 바울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며 또 바울과 친밀한 관계에 있는 디모데와도 교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누가 : 본서신과 유려한 문체로 기록된 누가의 저작 사이에 문학적 유사성이 있다. 행 7장에 기록된 스데반의 설교와 본서는 모두 히브리 역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 등의 사상적 유대감이 있다. 브리스길라·아굴라 : 이 부부는 아볼로와 같은 유력한 사람을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교사였으며 성령의 은사를 받았고 교회 일에 열심이었다. 본서에 저자의 이름이 누락된 것은 저자가 여자라는 것이 밝혀지면 편지의 권위가 손상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바울은 그의 마지막 편지인 디모데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 두 사람을 언급할 만큼 디모데와 친숙했으므로 본서에 디모데가 언급될 수 있었다. 히브리서 11장인 믿음 장에는 여성들의 이름이 나올 뿐 아니라 본서 가운데는 자주 자녀와 부모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이는 여성 저자가 여성과 가정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본서 가운데는 우리들이라는 일인칭 복수형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본서 저자가 1명 이상인 것을 보여 준다.
2. 시 기
주후 90년경으로 추산한다. 독자들이 경험한 박해들(10:32-34)에 언급한 사상적 분위기가 누가 문서에 비슷한 점 등은 최소한 바울 이후 시기를 반영한다. 바울의 전도 여행 통역자였던 젊은 디모데가 아직 살아 있고(13:23) 저자와 독자가 모두 제2세대의 기독교인들로 보인다.(2:3) 그러나 로마의 클레멘트가 히브리서를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후 96년 이후로 생각될 수는 없다. 주후 90년 경이 아마도 가장 근사한 연대일 것으로 추산된다. A.D.64년 이후부터 70년 이전에 기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본문 가운데는 디모데가 투옥에서 풀려난 것으로 언급되는(히 13:23) 반면 고난의 길을 걸었던 바울이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67년 바울의 사후에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본서 가운데는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동물 희생 제사가 계속 드려지고 있는 것처럼 암시된 것으로 보아서 A.D.70년 예루살렘이 멸망되기 이전 성전 제사가 유지되었을 때 본서가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3. 기록 장소
마지막 인사 부분에서 “이탈리아에서 온 이들이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13:24)란 말 때문에 히브리서가 로마에서 기록되었다고 생각되어 왔으나 그 인사말 자체는 저자가 히브리서를 쓸 당시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들이 저자와 함께 있었다는 것만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로마를 기록 장소로 단정하기 힘들며 본문 자체나 전승에 의해 확실히 밝혀진 곳은 없다. 예루살렘 성전 제사가 기록된 점으로 보아 예루살렘 부근에서 기록되었다고 볼 수 있다. 70인 역이 자주 활용되며 헬라 철학적인 면모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알렉산드리아로 볼 수도 있다. 초대 교회의 또 하나의 중심지였던 에베소가 거론되기도 하는 것으로 보아 에베소일 가능성도 크며 만약 에베소에서 주로 활동한 브리스길라가 본서의 저자라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4. 목 적
개종한 유대인들에게 다시 유대교로 돌아가는 것을 경고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초대 교회 내에는 많은 이방인들이 개종하여 유입되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대인 성도들이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 유대인 성도들이 갖는 심각한 문제점은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갖지 못함으로 인하여 그 이전에 자신들이 속했던 유대교와 기독교의 본질적 차이를 인식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본서 저자는 구약 율법의 대표자라 할 수 있는 모세보다 탁월하신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제물로 하는 희생 제사로 죄인의 구원을 이루기 위해 구약의 동물 희생 제사가 필요치 않는 신약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설명한다. 박해를 이겨내는 성숙한 신앙을 갖게 하기 위함이었다. 본서의 수신인들은 밖으로부터 오는 극심한 시련으로 인하여 큰 고난을 당하고 있었다.(2:15,12:4) 이러한 시련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으나 동족 유대주의자들로부터 받는 종교적 박해와 더불어 로마 실권자들로부터 오는 정치적 박해까지 포함된 듯하다. 기독교는 당시 로마 정부에 의해 사교로 낙인되 극심한 박해를 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생활의 안정을 찾고자 다시금 유대교로 되돌아가려는 자들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에 대해 본서 저자는 믿음을 저버린 자의 무서운 최후를 설명하며(10:26-31) 신앙이 답보하거나 퇴보하는 것을 엄히 경계하며 소망 가운데 인내하며 그리스도 앞으로 담대하게 나아가는 성숙한 신앙을 가질 것을 권면하였다. 기독교가 절대 진리의 종교임을 논증하기 위함이었다. 본서 전체를 통해 그리스도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바 이는 그리스도를 믿음의 대상으로 하는 기독교가 다른 모든 이방 종교보다 우월하다는 것에 대한 논증이기도 한다. 저자는 당시 유대인들의 지극한 존경의 대상이었던 천사나 모세보다 인격면에서나 사역 면에서 다 그리스도가 우월함을 논증하고 그리스도의 큰 대제상으로서의 자격과 사역은 논하며 그를 믿는 믿음의 위대함을 밝힘으로써 성도들이 이러한 절대 구원의 믿음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촉구한 것이다.
5. 주요 내용
도입부(1:1-3) : 저자 자신의 신분이나 문안 인사 및 축도를 모두 생략하고 곧바로 서두에서 본서의 핵심 주제인 신성을 지닌 그리스도의 궁극적 우월성을 선언하고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서신서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본론부(1:4-13:17) : 그리스도의 복음에 기초한 기독교의 우월함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논증함으로써 당시의 개종한 유대인 성도들은 물론 오늘날 믿음이 약한 성도들에게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올바로 이해토록 하고 이에 근거하여 바른 신앙생활을 하도록 권면하는 본서 본론부이다. 먼저 그리스도의 인격적 우월성을 밝힌 전반부 1:4-4:13와 그리스도의 사역에 있어서의 우월성을 밝힌 중반부 4:14-10:18 그리고 이를 믿는 자들의 바른 신앙생활 자세를 밝힌 후반부 10:19-13:17로 나누어진다.
종결부(13:18-25) : 그리스도의 우월성에 기인하는 기독교 복음 진리의 우월성과 이를 믿는 자들의 바람직한 신앙생활을 기록한 본론을 필하고 나서 편지를 마무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수신자를 방문하고자 하는 저자의 희망을 피력한 사실과 이를 위한 중보 기도의 요청을 한 후 수신자에 대한 저자의 축도, 디모데의 근황 소개 및 마지막 인사로 본서를 마감한다. 이처럼 본서의 종결부는 다른 서신서에 비해 다소 간략한 바 이는 저자의 주된 관심이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보다 원론적인 차원에서 수신자들의 그리스도와 기독교의 복음 진리에 대한 바른 이해 및 수신자들의 신앙 성숙에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6. 개 요
시작하는 말 : 구약 계시의 완성자 그리스도 / 1:1-3
제1부 : 그리스도의 우월하신 품성 / 1:4-4:13
천사보다 우월하신 그리스도 / 1:4-2:18
모세보다 우월하신 그리스도 / 3:1-4:13
제2부 : 그리스도의 우월하신 사역 / 4:14-10:18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 / 4:14-16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으로서의 자격 / 5:1-10
그리스도의 대제사장으로서의 사역 / 8:1-10:18
제3부 : 그리스도인의 신앙의 우월성 / 10:19-13:17
성숙한 믿음으로의 권고 / 101:19-39
믿음의 선진들의 전례 / 11:1-40
성도의 믿음의 소망과 인내의 권면 / 12:1-29
신앙생활에 관한 실천적 권면 / 13:1-17
끝맺는 말 / 13:18-23
참고도서
노만페린·데니스 C.덜링, 새로운 신약성서개론 상, 박익수 역
김득중, 신약성서개론
에두아르트 로제, 신약성서 배경사, 박창건 옮김
제자원, 그랜드 종합주석
조경철, 신약성서가 한눈에 보인다
유태엽, 복음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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